흔한 대학병원 간호사의 ‘소름 돋는’ 마인드

2016년 9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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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tvN  ‘시그널'(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스북




“태움 받을 만한 사람이 태워지는 거에요”

다수의 언론에서 다뤄진 ‘태움’ 문화. 태움은 병원 간호사들 사이에서 신입 간호사들을 상대로 일종의 신고식을 혹독하게 치르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것을 ‘합리화’하는 현직 간호사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당당했다.

지난달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흔한 대학병원 간호사의 마인드’라는 제목으로 앞서 간호학과·간호사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해당 글에 따르면, 자신을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대학병원’의 간호사라고 소개한 A씨는 며칠 전 신입으로 들어온 간호사가 잠수를 탔다며 말문을 뗐다.

A씨는 “그 신규(간호사) 출신학교는 수도권 4년제 학교인데 다시는 그 학교출신 안 뽑을 거에요. 다들 분노했어요. 9월 듀티까지 나온 상태에서… 그리고 솔직히 별로 태우지도 않았어요”라고 ‘태움’ 문화를 언급했다.

이어 “태움? 잘하는 사람은 혹은 열심히 하는 사람은 다들 좋아하고 예뻐합니다. 태움 받을 만한 사람이 태워지는 거에요”라며 “문제가 되면 왜 이런 문화가 안 없어지는지 모르겠나요?”라고 우스운 듯 말했다.

또한 A씨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임신순번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임신순번제는 여성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간호사들 사이에서 인력부족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막기 위해 순서를 정해놓고 임신을 하는, 그들만의 암묵적인 규칙이다.

A씨는 “여러분. 임신순번제나 태움에 대한 부정적인 글을 이 페이지에서 많이 보았는데 아직 학생이어서 다들 모르는 거에요. 사실 병원에 입사하는 순간부터 임신순번제 찬성하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즉, A씨는 임신한 선생님 때문에 그 기간 동안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그 순간부터 모든 간호사들이 ‘임신순번제’를 찬성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능력껏 병원 선택하세요. 낙오하면 낙오한대로, 공채에서 떨어지면 떨어지는 이유가 다~ 있습니다. 본인만 모를뿐”이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분노했다.

“태움이 단순히 신규 혼낸다고 문제가 되는 거라고 생각하나. 신규가 못한다는 걸 빌미로 인격/인신모독까지 당연시 하는 게 문제란 거지. 일 못하면 욕듣고 정강이 까여도 되나요? 그러면 이 나라 모든 사람들은 다 맞고 욕 얻어먹으면서 일 배워야겠네”

“누가 글 쓴 지는 모르겠지만 정신 좀 차리세요. 태움 당하니 태움 받을 만하다고 생각하시는 마인드니 잠수 타는 신규가 생기는 것도 지극히 당연합니다. 잘하는 선임은 후배 다루는 것도 잘하거든요. 즉 후배 다루는 그 병동 간호사들의 능력이 부족했단 얘깁니다”

“그리고. 임신순번제, 너희들도 당연히 일하게 되면 당연히 찬성할 거란 건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네요. 현직 간호사 중에서도 반대하는 사람 적지 않습니다. 임신순번제로 피해를 본 사람 또한 적지 않고요. 임상에만 계시니 사람을 많이 못 만나보셔서 그런 건 아닐까 똑같이 일반화 좀 해보겠습니다”

“동료가 임신해서 혐오성 듀티가 몰리는 현실과 그걸 양산하는 시스템이 문제지 왜 임신한 동료에게 책임을 돌리죠? 진정 분노해야 할 대상은 같은 병동 간호사가 아니라 직접적으로 적은 인력 죽어라 부려먹는 시스템과 병원 운영진 아닐까 합니다만”

“그리고 마지막에 그 학교 출신 더이상 안 뽑을 거라는게 백미네요. 모두 똑같이 못 버틸 거라고 생각해서, 그학교 출신 누가 잘 버티든 말든 어쨌든 니네 학교에서 잠수 탔으니 책임지라는 건가? 무슨 연좌제인갘ㅋㄱㅋㅋㄱㅋㅋㄱㅋㅋㅋㅋㅋㅋㅋㄲㅋㅋ”

“저런 마인드를 공개스럽게 드러내다니 참으로 대단하구나!”

특히 한 누리꾼은 “이와 같은 작은 사회는 간호사나 개그맨 사회, 대학교에서도 일어납니다. 심지어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일어납니다. ㅇㅂ, 메갈, 워마드 등도 마찬가지고 온건 사이트들인 오유, 루리웹, 웃대 등지에서도 쉽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웃대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난 적이 있었습니다. 사람은 똑똑해도 단체가 똑똑하기는 힘듭니다. 똑똑한 사람 집단이 모여도, 착한 사람 집단이 모여도 그 집단은 정 반대성향을 띌 수도 있습니다. 이런 걸 보고 비판하는 자세는 좋지만, 가장 더 중요한 자세는 자신이 이런 작은 사회의 일원은 아닌가 항상 경계하는 자세라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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