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의 달인?… 돌직구를 던지는 이유

2016년 9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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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엔터온뉴스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감각적인 래핑과 거침없는 디스로 많은 힙합 팬들을 거느린 여성 래퍼 타이미. ‘센 언니’라는 이미지에 맞게 그는 본인의 앨범 색깔을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나타냈다.

타이미가 최근 발매한 미니앨범 ‘심볼(SYMBOL)’은 본 단어의 뜻인 상징 외에도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타이틀곡 ‘신데렐라(Cinderella)’ 또한 마찬가지다.

“저를 제일 잘 보여줄 수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어요. ‘심볼’이라는 단어가 주인공이라는 뜻도 있어서 제가 파티의 주인공이라는 뜻도 담고 있죠. ‘신데렐라’ 같은 경우 제 인생이 신데렐라의 인생과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힘들었던 시간을 버텨서 성공하는 모습이 저와 닮았다고 생각해요.”

동화 속 신데렐라는 계모와 언니들의 구박에도 꿋꿋히 착한 캐릭터지만 타이미의 노래 속 신데렐라는 나쁜 신데렐라다. 당연히 배경도 호박 마차나 궁전이 아닌 클럽이다.

“신데렐라라고 해서 공주 같은 게 아니라 멋있는 걸 보여주려고 했어요. ‘나는 내 인생을 이렇게 살았다’ 얘기를 하는 거라서 듣는 분들이 생각한 이미지와 다를 수 있어요. 이 곡은 밤 12시 쯤, 클럽에서 즐겁게 많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클럽에서 실제로 많이 나오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신데렐라’는 직설적이고 강한 랩을 구사하는 타이미의 매력을 가장 잘 나타낸 곡이기도 하다. 의외로 조용한 노래를 좋아한다고 밝힌 그는 이번 앨범은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은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원래 제가 그런 랩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를 보고 디스나 센 언니 이미지를 많이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이미지를 담아보려고 했죠. 저를 싫어하는 분들에게 경고하는 내용도 있고, 실력적인 부분에서 스웨그(뮤지션이 잘난 척 하거나 으스대는 행위)하는 부분도 있어요. 재밌는 내용이 많은 곡입니다.”

총 여섯 트랙이 수록된 이번 앨범 가운데 5번 트랙 ‘ㄴㄴㄷㄲㅈ’에는 걸그룹 레인보우 멤버 김재경으로 피처링에 참여해 눈길을 끈다.

“제 곡을 피처링할 보컬들을 알아보다가 아웃사이더 오빠에게 재경 씨를 추천 받았어요. 같이 작업해봤는데 정말 잘해주셨고, 성격도 많이 털털하더라고요. 보컬도 제가 부탁한대로 잘 뽑아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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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미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Mnet ‘언프리티랩스타3’ 출연자들을 디스하는 자작곡을 깜짝 게재했다. ‘언프리티랩스타’ 첫 번째 시즌 출신이기도 한 그는 시즌3 출연자들의 부족한 실력을 랩을 통해 가감 없이 저격했다.

“가사 내용 그대로에요. 여성 래퍼들이 더 잘해서 멋있는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는데 그러지 못한 아쉬움에 다 같이 각성하자는 뜻으로 작업했죠. 회사 분들은 말렸는데 저는 할 말은 꼭 해야 해서 욱하는 심정에 전화기를 꺼버리고 공개했어요. 회사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저는 하고 싶어 하는 말을 담아두고는 못 있어요.”

타이미는 자신의 디스랩 제작 이유가 ‘언프리티랩스타3’ 출연진에게 별다른 감정이 있어서가 아닌 각성의 의미 차원이었다고 강조했다.

“뒤에서 수군거리는 사람은 많아요. 누구는 못한다 잘한다 이렇게 뒷얘기만 하는데 그 사람들이 발전하려면 어떻게든 그런 소리들이 당사자들 귀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 분들을 잘 모르지만 이렇게 하면 어떻게든 들을 거라는 생각에 곡을 공개했어요.”

하지만 타이미는 자이언트핑크와 육지담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낌없이 쏟아냈다.

“두 사람 모두 되게 좋게 봤어요. 자이언트핑크씨는 한 번도 뵌 적 없지만 목소리 톤이나 한 마디 한 마디가 멋있었고, 랩도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인데다 정말 잘하더라고요. 지담이는 원래 친해서 실력을 알고 있었죠. 요즘 태도 논란이 있어서 저도 계속 지켜보고는 있는데 아마 자기 태도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있을 거예요. 항상 언니들한테 잘하는 친군데 방송에서는 의외의 모습을 보여줘서 다른 사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잠재 능력이 큰 친구입니다.”

디스곡이 공개된 직후 타이미의 SNS와 유튜브가 접속이 안 될 정도로 누리꾼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대중의 관심을 받는다는 건 분명 좋은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한 기분도 들었다.

“올리자마자 수정할 겨를도 없이 자꾸 렉이 걸리더라고요. 그 정도로 반응이 뜨거워서 많이 놀랐죠. 이런 상황을 보면서 직전 공개했던 신곡은 그 정도 반응이 아니었다는 점 때문에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착잡했어요. 물론 싸움 구경이나 디스가 흥미롭기는 하지만 많은 래퍼들의 본 작업물을 더 신경 쓰고 관심 있게 들어주셨으면 좋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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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기 넘치는 20대 소녀 래퍼로 힙합계에 발을 내딛었던 타이미는 어느새 시간이 흘러 30대 초반이 됐다. 적지 않은 나이인 만큼 그의 꿈도 현실적으로 바뀌었다.

“어릴 때는 전 세계에서 콘서트를 여는 게 꿈이었는데 지금은 무의미하다고 느껴요. 그냥 계속 죽을 때까지 즐겁게 음악을 하는 게 지금 제 꿈입니다. 꼭 힙합이 아니어도 어떤 음악이든 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어요. 또, 행복하고 편하게 사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성공도 별로 욕심 없고, 가족들과 화목하게 잘 살고 싶어요.”

타이미는 끝으로 팬들에게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앨범이 나오기까지 팬들께서 너무 많이 기다려주셨어요. 타이미라는 이름으로는 그동안 디지털 싱글만 냈었는데 처음으로 발매하는 미니앨범이거든요. 여태까지 음원으로만 듣던 게 앨범으로 손에 넣을 수 있으니까 팬들이 많이 기뻐하시고 응원도 해주셨어요. 오래 기다린 만큼 더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좋은 곡 들려드릴 수 있게 노력할 테니까 계속 응원해주세요.”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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