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아들을 뺑소니 사고로 떠나보낸 뒤 엄마는 매일 혼절하고 있습니다”

2016년 9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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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부산경찰청이 공개한 뺑소니 차량 공개수배 전단 [부산경찰청 제공=연합뉴스]

‘미안해…’ 뺑소니로 7살 아들 떠나보내고 매일 혼절하는 엄마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7살 아들을 뺑소니 사고로 떠나보낸 뒤 엄마가 매일 혼절하고 있습니다.”

지난 9일 부산 을숙도공원 앞 도로에서 뺑소니 사고로 7살 아들을 떠나보낸 A군 부모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지난 9일 오후 8시께 평소 맞벌이를 하는 부모를 대신해 자신을 돌봐주는 돌봄이 할머니의 손을 잡고 집 근처에 있는 부산 사하구 을숙도공원으로 놀러 갔다.

평소 오후 7시면 퇴근을 하는 부모가 이날은 “일이 있다”며 늦는다고 말해 돌봄이 할머니가 늦게까지 남아있던 중 평소처럼 할머니를 데리러 온 할머니 남편이 “가까운 곳에서 바람을 쐬자”며 제안해 나온 나들잇길이었다.

A군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이야기하며 한눈을 파는 사이 공원 앞 도로에 나간 것으로 알려진다.

A군이 편도 4차로 중 4차선으로 걸어나가는 아찔한 순간은 사고 당시 폐쇄회로TV 화면과 다른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영상 속에는 차량 2대가 A군을 발견하고 놀라 급하게 피한 뒤 갓길에 정차하는 사이 뒤따라오던 김모(43)씨의 은색 그랜저TG 차량이 A군을 그대로 치고 뺑소니하는 장면이 촬영됐다.

A군은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졌다.

경찰은 A군의 엄마가 A군의 사고 소식을 들은 뒤부터 계속 기절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현장에서 확보한 영상이 희미해 용의차량 운전자인 김씨의 검거가 늦어지자 경찰이 사건 닷새 만에 공개수사로 전환하면서 A군이 사고 장면이 언론에 보도되자 A군의 엄마는 관련 기사를 접할 때마다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또 “A군 가족들은 경찰이 범인을 강력히 처벌해 주기를 원하고 있지만, 언론 보도는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면서 “보도를 볼 때마다 계속 혼절하는 어머니의 건강 상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가 “차가 덜컹하는 느낌은 있었지만, 사람을 친 줄 몰랐다”며 뺑소니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 치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당시 앞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이유 등을 강도 높게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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