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가는 길’, 애매한 ‘불륜’ 아닌 진정한 ‘위로와 공감’ 될까

2016년 9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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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엔터온 뉴스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정통 멜로를 표방하는 ‘공항 가는 길’이 ‘눈물’을 무기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자아낼 수 있을까.

지난 21일 오후 KBS2 수목드라마 ‘공항 가는 길’이 첫 선을 보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남녀 주인공을 중심으로 인물들의 소개가 주 내용을 차지했으며, 두 남녀의 엉킨 운명의 실타래가 공개됐다.

이 작품은 결혼한 남녀이자 아이를 둔 남녀가 각각 다른 배우자에게 위로를 얻으며 감정을 키워가는 스토리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을 두고 방송 전부터 주인공 김하늘과 이상윤의 관계에 대해 불륜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었다.

실제로 ‘공항 가는 길’의 주인공 최수아(김하늘 분)와 서도우(이상윤 분)은 기혼 남녀다. 두 사람 모두 각자 딸을 둔 부모로 등장한다. 배우자가 없는 상태에서 홀로 아이를 키우던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을 하는 것은 드라마의 소재로 종종 다뤄져 왔지만, ‘공항 가는 길’ 각자 배우자가 있는 상태의 두 사람의 모호한 관계를 다뤘기에 그 관계가 아름답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쉽게 이해하기도 힘들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일 열린 ‘공항 가는 길’ 제작발표회에서 김철규 PD와, 배우들은 자신 있게 이번 드라마는 굉장히 섬세한 감정 표현에 집중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정작 여러 곳에서 불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자 김 PD는 모호한 입장을 보였다.

김 PD는 “극 중 김하늘과 이상윤의 관계는 쉽게 말해서 애매한 관계다. 사람은 살다가 누구나 힘들고 외로운 상황이 닥칠 수밖에 없고 누군가의 위로가 절실하게 필요한 때가 오기 마련이다. 그럴 때 누구에게서 위로를 받느냐 했을 때 바람직 한 건 부모, 자식, 배우자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외부에서 위로를 얻는 경우가 많다. 그 위로를 받는 경우가 동성이면 문제가 안 되는데 이성일 경우 한국사회는 굉장히 시끄러워진다. 불륜이냐 아니냐를 따진다는 건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생각했다.

방송 전 시청자 게시판 등 누리꾼들의 의견을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부부사이에 위로를 받지 못한다고 다른 이성에게 위로를 받는다는 것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소리와 다른 것 같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에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등장한 진한 감성의 멜로드라마에 반색을 표하는 이들도 다수 있었다.

요즘 ‘W’, ‘혼술남녀’, ‘또 오해영’, ‘그녀는 예뻤다’ 등 다양한 콘셉트의 드라마가 많이 생겼고 트렌드로 자리잡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오랜만의 정통 멜로는 시청자들의 말라 있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위로가 주는 좋은 감정이 반드시 사랑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남녀의 관계를 운명과 사랑으로 얼버무리지 않고 두 사람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진한 감정을 얼마나 잘 풀어내는지가 ‘공항 가는 길’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될 것이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