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대숲서 난리난 ‘카페 알바생-손님’의 심쿵 스토리

2016년 9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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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내가 잠겨 죽기 전에 나에게 밀려왔으면 좋겠다” – 그 여자

“조금 더 운이 따라준다면 아직 제가 밀려갈 수 있겠죠. 여름의 끝자락에서 절 기다리셨듯이, 이번에는 제가 기다릴게요. 겨울의 초입새에서” – 그 남자

최근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서 1만명 이상의 ‘좋아요’를 받은 화제의 글이 있다.

먼저 지난 19일에 이번 여름부터 카페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는 A양의 사연이다.

전혀 자신의 스타일이 아니었음에도 자꾸만 눈이 가던 그 남자. A양은 어느 날부터 그 남자를 기다렸고 재미를 느꼈고 그 남자가 오지 않는 날이 아쉬워졌다.

그렇게 개강이 다가올 즈음 A양은 그에게 말을 걸기로 결심했지만 신기하게도 그 뒤로 남자는 오지 않았다. 또 A양은 개강과 동시에 알바를 그만두게 되었다.

A양은 “대신 그 주변을 맴돌았다. 그 카페에 죽치기도 하고, 그 근처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 나오는 사람의 얼굴을 일일이 훔쳐보기도 했다 집이 근처일 것 같아 노래를 들으며 거리를 몇 시간씩 걷기도 했다. 그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수없이 짜증이 났고 그래서 ‘아 더럽게 비싼 인연인가 보네’라고 털어내려고도 해보았다. 근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연애를 한 것도 아닌데 서글펐고 화가 났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당신이 다시 태연하게 내 앞에 나타났으면 좋겠다 이젠 인정하기 싫다는 말은 하지 않을 테니까. 인정한다. 당신이 보고 싶다. 매력 있다. 내 기억 속에서 조금씩 각색까지 이루어져서, 지금 나에게 당신은 더럽게 매력 터진다 지금 오면 내가 마음 죄다 꺼내줄 것 같다. 태연하게 와서 카페모카 달라고 해라. 백 잔, 천 잔도 사줄테니 같이 마시자”라고 덧붙이기까지.

A양의 애절한, 진심이 뚝뚝 흐르는 사연에 누리꾼들은 감동했다. 동시에 ‘그 남자’에게 닿기를 바라는 모두의 염원에서일까. 해당 사연은 급속도로 확산됐다.

그리고 이틀 뒤인 21일 기적이 일어났다. 그 남자의 답장이 온 것.

“며칠 전에 동생이 ‘이거 너 아니냐’ 라고 웃으면서 무러 보여주더라고요. 뭔가 익숙했어요. 잘생기진 않은 외모, 하늘색 모자, 꾸벅, 카페모카”

그 역시 A양에게 호감이 있던 것.

그는 “사실 서글서글한 눈웃음이, 커피를 건넬 때 조금씩 스치던 손이, 씩씩하면서 상냥한 목소리가 너무 좋았어요. 근데 보시다시피 제가 적극적이지 못한 탓에”라며 “민망하고 쑥스럽고 미안해서. 그리고 고마워요. 좋게 봐주셔서. 이 다음에 적을 말은 지울까 말까를 정말 한참 고민했는데 이왕 쓴 거 그냥 적어서 보낼게요”라고 말했다.

 

곧 유럽으로 한 달 안 되게 여행을 간다는 그는 A양에게 ‘10월 마지막 주’ 그 카페에서의 만남을 약속했다.

그는 “운이 좋다면 이 글을 보실 테고 조금 더 운이 따라준다면 아직 제가 밀려갈 수 있겠죠. 카페모카 말고 좋아하시는 커피 사드리고 싶어요. 여름의 끝자락에서 절 기다리셨듯이. 이번에는 제가 기다릴게요”라고 전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열광했다.

“너무 설레요. 벌써부터 후기가 기다려져요”

“나만 빼고 다 사랑을… 근데 내가 다 심쿵”

“둘 다 필력 장난 아니시다. 나까지 몽글몽글”

여름과 겨울 사이, 과연 이 둘의 이야기는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까. 벌써부터 10월 말이 기다려지는 가슴 따뜻한 사연은 현재 각종 커뮤니티 및 SNS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며 많은 이들에게 설렘을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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