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 “지하철에서 화장하다가 저는 물론 부모님까지 욕먹었습니다. 제가 잘못 했나요?”

2016년 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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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좌)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캡처_기사와 무관한 사진 / (우)네이트 판>

지하철에서 화장하다가 ‘싸가지’라고 욕먹었다는 A 씨의 하소연이 눈길을 끌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지하철에서 화장..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에 누리꾼들의 팽팽한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디자인계열을 전공하고 있는 21살 여대생 A 씨는 얼마 전 등굣길 지하철에서 화장을 지우다 ‘싸가지 없다’고 욕을 먹었다고 고백했다.

개강한 지 5주째, 과제는 점점 많아져 매일 막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다시 첫차를 타고 학교를 오는 A 씨는 잠을 자지 못한 채로 등교하는 것은 기본, 매일 대충 화장을 하고 학교에 나타났다.

평소와 같이 등교를 하던 A 씨는 문득 ‘오후에 학생회 촬영’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다. 가방에서 작은 거울을 본 A 씨는 다크서클이 턱밑까지 내려온 모습에 충격을 받아 최대한 웅크린 채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학생회 사진을 촬영하는 중요한 날인데 평소와는 달리 ‘단정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혹시나 양옆의 분들을 팔꿈치로 칠까 걱정된 A 씨는 몸을 앞으로 웅크리고 최대한 작은 손놀림으로 눈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눈 한쪽 마스카라와 아이라인만 남은 상황. 갑자기 맞은 편에 앉은 아주머니께서 “야. 작작해라! 작작해.”라고 A 씨에게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너무 놀란 A 씨는 “저요? 저 말씀 하시는 거에요?”라고 대답하자 아주머니께서는 “그래 너. 사람도 많은데 우리가 왜 너 화장을 다 봐야 하는 거야? 집에서 하고 나와. 밖에서 화장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따끔하게 혼을 냈다.

A 씨는 혹시나 화장 중에 옆 사람들에게 피해가 갔을까 곧바로 양옆에 앉은 분들께 “죄송합니다. 진짜 죄송합니다.”라고 거듭 사과드렸다.

하지만 오히려 옆에 앉아계신 남성은 “아니에요. 재밌어요. 흔들리는 데도 완벽한 화장능력 보고 싶어요.ㅋㅋㅋ”라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왼쪽 아주머니께서도 “아이고. 첫 차 타고 학교 가는데 피곤하겠네. 괜찮아요. 학생. 편하게 해요.”라고 따뜻한 말을 건네주었지만, 맞은 편 아주머니는 “야. 하지 말라고. 너처럼 말 안 듣는 새끼 있는 부모가 더 불쌍해 네년이 내 딸이었으면 이미 내 손에 죽었어 X발”이라고 말하며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결국, 지하철에 앉아 계시던 다른 아주머니는 “아니 학생이 뭐 피해 준 것도 아니고 그렇게 싫으면 택시 타고 다니시던가. 말씀이 심하시네!” 라고 A 씨의 편을 들어주기 시작했다.

아이라이너를 한쪽만 그린 상태로 당황한 A 씨는 자신의 ‘화장’ 때문에 벌어진 상황을 수습하기에 바빴고 결국 지하철 직원분의 중재로 한바탕 소동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A 씨는 아직도 마음 한 편으로 이해하지 못 하는 의문이 남아있다.

“도대체 제가 뭘 그렇게 잘못 한 거죠? 지하철 내에서 화장하는 게 그렇게 욕먹을 짓이고 부모님까지 욕먹을 정도의 잘못인가요?”라고 물으며 긴 글을 마무리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팽팽한 ‘갑론을박’을 펼쳤다.

“공공장소에서 하는 거 꼴 보기 싫어요. 예의가 아닙니다.”라고 비판하는 누리꾼들이 있는 한편 “도대체 왜 민폐죠? 직접적인 피해가 없으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라고 A 씨를 위로하는 누리꾼들도 있는 상황.

그렇다면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지하철에서 화장하는 게 그렇게 욕먹을 짓일까?

온라인 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