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장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아버지가 ‘부끄러웠다’는 남자의 사연

2016년 12월 23일

▼사진출처 : KBS 고맙다 아들아(해당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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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능 시험에 늦을 뻔한 남성의 사연’이 게재되며 보는 이들의 이목이 쏠렸다.

평범한 집안에서 성장했던 A 씨는 “아직도 수능을 보던 아침 당일을 잊지 못한다”며 드라마틱했던 그 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평소 맞벌이로 바쁜 삶을 살았던 A 씨의 부모님은 수능 당일에도 이어졌다. 그런 일상이 익숙했던 A 씨는 ‘수능 날’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책을 챙기고, 옷을 입고. 그렇게 밖을 나온 A 씨는 수능 고사장으로 향하던 중에 문제가 생겼다.

평소보다 30분이나 일찍 나왔음에도 꽉 막히는 교통편 때문에 ‘지각’을 하게 생긴 것이다. 도무지 해결책이 보이지 않았던 A 씨는 너무나 다급한 나머지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알렸다. 어떻게 하는 것일까. 버스정류장에서 좌절하며 울먹거리던 A 씨. 그런 가운데 통화를 종료하자마자 5분 만에 아버지의 오토바이가 보였다. 치킨 배달부였던 아버지가 소식을 듣고 당장 달려온 것이다. 아버지의 다급한 목소리를 듣던 A 씨는 재빨리 오토바이에 탑승했고, 극적으로 입실 시간 5분을 남겨두고 도착했다. 그러나 오토바이에서 내렸던 그는 짧은 순간에 느낄 수 있었다. 허름한 아버지의 옷차림을 비웃는 사람들의 눈길을 말이다.

내리자마자 아버지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하지 않은 채 부리나케 도망간 A 씨는 “이후 시험은 잘 봤다 ” 며 “그렇게 시험이 끝나고 집으로 친구들 8명과 함께 고사장 정문을 나서는데 아버지가 서 있었다” 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눈이 조금씩 쌓이던 그 날 저녁. 친구들과 집으로 향하는 길에 초라하게 서 있던 아버지의 모습이 A 씨는 부끄러웠다. 자신과 함께 집에 가자는 아버지의 제안을 뿌리친 A 씨는 “배달 오토바이를 옆에 두고 친구들 앞에 서 있던 아버지의 모습이 정말로 창피했다.” 며 “내 인생에 제일 후회되는 순간이다” 라고 착잡한 심정을 밝혔다.

이어 A 씨는 “아버지에게 집에서 보자는 안부 인사와 함께 나는 그렇게 친구들과 놀러 갔다” 고 설명했다.

이후 늦은 밤이 돼서야 집으로 되돌아온 A 씨는 자신의 방 안으로 들어가던 중에 부모님의 대화 소리를 듣고 말았다.

오전 4시에 출근했던 아버지가 아침에 전화를 받자마자 운동화도 아니고 슬리퍼를 신고 A 씨를 배웅해준 것이었다. 칼바람이 매섭게 불어오는 날씨에도 말이다.

이어 아버지는 한 번쯤이라도 A 씨를 안아보고 싶었으나, A 씨의 쌀쌀한 태도에 그럴 수도 없었다.

갑작스럽게 당한 일에 놀란 A 씨가 혹시라도 아플까 봐. 쓰러질까 봐, 병원을 가면 어쩔까 싶었다. 그래서 슬리퍼를 신고서는 온종일 고사장 밖에서 아들을 기다렸던 아버지였다.

그리고 시험이 끝난 후 활짝 웃으며 걸어오는 아들을 보며 그제야 아버지는 안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날 밤, 아버지는 어머니를 향해 말했다. “우리 아들…. 너무 잘 컸어 아들이 가장 키가 컸는데 제일 멋져 보였다”

이에 A 씨는 “철없던 태도가 너무나 부끄러워서 그날 밤은 해가 뜰 때까지 너무 울었다.” 며 “지금은 안 계시는 아버지이지만, 11월만 되면 그 때 생각이 난다” 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 번쯤은 보고 싶어요, 아버지”라고 글을 마무리하면서 보는 이의 눈시울을 적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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