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안전수칙 간판 선정성 논란, … “사고나면 당신 부인 옆에”

2016년 12월 23일
▼사진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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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나면 부인 옆에 다른 남자 잔다” 현대건설 안전표어 논란

건설노조 “건설노동자 조롱, 생명권 경시”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현대건설이 아파트 건축 현장에 건설노동자를 조롱하고 여성을 비하하는 듯한 안전표어를 내걸어 논란이 되고 있다.

23일 전국건설노동조합에 따르면 최근 현대건설 대구 황금동 힐스테이트 건설 현장에는 “사고가 나면 당신의 부인 옆에 다른 남자가 자고 그놈이 아이들을 두드려 패며 당신의 사고보상금을 써 없앨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입간판이 섰다.

건설노조는 성명을 내고 “현대건설이 건설노동자의 노동으로 아파트를 지어 팔면서 노동자를 조롱하고 망발을 쏟아 냈다”며 “당장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여성이 남성에 종속돼 있다고 여기는 동시에 산재 보상금을 써 없애는 존재로 묘사해 여성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드러냈다”며 “노동자의 이름으로 현대건설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노동자의 땀방울을 존중하지 못하고, 개돼지처럼 노예처럼 부려 먹으려는 건설사와 같이 일할 수 없다”며 “현대건설은 이 세상을 창조하는 건설노동자의 피땀 어린 노동을 존중하라”고 요구했다.

현대건설은 “해당 현장에서 근로자들의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인터넷에 떠도는 문구를 따서 자체적으로 입간판을 제작했던 것”이라며 “문제가 있다는 내부 지적에 따라 바로 철거됐다”고 해명했다.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한국수력원자력 발주로 시공 중인 원자력발전 공사 현장에서 3년간 100명이 넘는 노동자 산업재해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정부가 조사에 착수했다.

또한, 건설현장의 일용직 근로자들을 상대로 ‘안전수칙위반 퇴출자 명단’을 작성해 관리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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