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검이슈] 최순실 없는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국회 제대로 ‘무시’했다

2016년 12월 26일
▼ 사진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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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 방문도 헛걸음…결국 ‘최순실 없는’ 청문회

맹탕 우려에 위원들 격앙…’감방 청문회’까지 추진

“崔 나올때까지 버텨야”…밤샘 대기한 취재진도 ‘허탈’

(서울·의왕=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26일 서울구치소에서 청문회를 열었지만, 의혹의 당사자인 최순실 씨가 끝내 불출석하면서 ‘최순실 없는 최순실 청문회’를 피하지 못했다.

특위 위원들은 1997년 ‘한보 청문회’ 이후 19년 만에 야심 차게 구치소 방문을 단행했으나 최씨를 비롯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등 증인들이 모두 나오지 않으면서 사실상 헛걸음을 했다.

위원들은 직접 수감동을 방문해 질의를 하는 ‘감방 청문회’를 단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는 언론에 생중계되지 않는 만큼 파괴력은 훨씬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씨와 안 전 수석, 정 전 비서관 등은 전날 간접적으로 특위에 불출석 의사를 전달했다. 그럼에도 위원들 사이에서는 이들이 이날 오전이라도 마음을 바꿔 청문회에 나올 수 있다면서 실낱같은 기대를 거는 모습도 감지됐다.

취재진 역시 청문회장 입장 인원이 선착순 30명으로 제한되면서 전날 밤부터 줄을 서서 대기하는 등 혹시나 모를 증인 출석에 대비했다.

그러나 결국 증인들이 개회 시간이 넘어서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위원들은 “증인들이 국회를 모멸한 것”이라며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국조특위 1차 시한이 내년 1월 15일까지다. 한번 더 청문회를 개최해 최씨를 출석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여기서 물러난다면 국민들이 지는 것”이라며 “최씨가 나올 때까지 이 자리를 지킬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9일 본회의를 열고서 불출석 증인에 대한 강제구인법을 원포인트로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도 “최씨를 반드시 만나고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씨가 있는 수감동에 위원들이 직접 찾아가서 불출석 사유를 확인하고, 건강에 이상이 있는지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5공 청문회 때에도 감방 청문회를 했던 선례가 있다. 구치소는 공공기관이니 의원이 (수감동까지) 직접 갈 권리가 있다”며 “기자들이 못들어간다면 의원들이라도 최씨의 사진을 찍어 국민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도 “국정감사법 11조를 보면 청문회 장소를 우리 의결로 정할 수가 있다”며 “수감동에 가서 조사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김성태 위원장은 교섭단체별 대표 위원들을 수감동으로 보내 ‘감방 청문회’를 진행하는 안을 의결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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