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합격’ 축하 여행을 떠났다가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비극적인 사연(사진 7장)

2016년 12월 27일

▼사진출처 : SBS 궁금한 이야기Y(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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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합격한 자식들을 위해 가족여행을 갔다가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비극적인 사연을 방영 한 방송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되면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지난 8월,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남매의 대학 입학을 축하하기 위해 싱가포르로 가족여행을 떠났다가 아들만 잃고 돌아온 김민호 씨의 기막힌 사연이 방영됐다.

사연의 주인공 김민호 씨는 지난 1월 가족과 함께 싱가포르로 여행을 떠났다. 모처럼의 가족여행이라 즐거웠던 아이들과 아내. 그들은 싱가포르를 거쳐서 인도네시아에 있는 어느 한 섬에서 보트를 탔다. 그렇게 아들과 딸은 바나나보트를 즐겁게 탔다. 그런 가운데 바나나보트를 끌던 보트가 급회전했고, 이 때문에 남매는 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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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시작이었다. 정면으로 보트와 부딪힌 남동생은 현장에서 즉사. 누나는 중상을 입었으나,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이현주 씨(아내)와 함께 여행을 즐기던 김민호 씨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즉시 현장으로 달려왔다. 그러나 이미 아들은 사망한 상태였고, 딸은 보이지도 않았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아들을 허망하게 잃고 돌아온 김민호 씨는 귀국 후에 진실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도무지 생각할 수 없는 진실들이 밝혀지면서 그는 충격에 빠졌다.

맨 먼저, 보트를 운전했던 운전자는 ‘미성년자’였던 것. 게다가 관련 자격도 없는 무자격자였다.

이에 화가 난 이현주 씨가 여행사에 항의했으나, 여행사는 “운전 미숙으로 사망한 거로 다 일이 잘 마무리됐다”며 “그곳에서 배상이며 모든 것을 책임 질것이고 여행사는 구상권을 청구할 것”이라는 무책임한 답변만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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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평가를 남기라는 문자를 본 부모는 대노(大怒) 했다. 그런데도 여행사는 ‘안심’해도 된다는 말뿐이었다. 어느덧 시간은 6개월이나 흐르자,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부모는 즉각 여행사를 찾아가 “왜 환불을 해주지 않느냐”고 따졌고, 갑자기 여행사는 태도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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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는 “돈을 환급해 드리나 보상금에서 제외된다는 거에 각서를 써달라.”라고 말을 바꾼 것. 그러면서 “바나나 보트는 여행사 일정에 포함되어 있던 게 아니고 리조트에서 개별적으로 고객이 그걸 선택한 거다.”라며 “고객 입장에선 리조트가 아닌 저희 쪽에 화살을 돌리고 계신다.”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이어 리조트 쪽에서는 “우리는 화장비, 병원비, 비행깃값 등 2천만 원을 지급했으니 책임을 다했다.”라며 더는 ‘책임’을 질 수 없다고 냉정하게 선을 그었다.

상황이 점차 김민호 씨에게 불리하게 흘러가자, SBS ‘궁금한 이야기 Y’ 도 행동에 나섰다. 정밀 취재에 들어가기 시작한 것. 그러자 해당 여행사의 본사 직원들이 방송국 인터뷰를 자청하면서 상황은 재밌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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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먼저, 해당 여행사의 홍보팀장 A 씨는 “실제로 저희가 어떤 보상이나 이걸 하려고 해도 저희 쪽에서는 어떤 근거가 없다.” 며 “전통이 있는 리조트라서 공신력을 인정하고 여행 상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SBS가 취재한 결과와는 완전히 상반된 주장이었다. 여행사 직원의 말대로 큰 리조트에서 사용했다는 보트치고는 너무나 낡았던 것. 이에 한 보트전문가는 “사람이 도무지 탈수 없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SBS는 이러한 사실을 여행사에 통보했고, 여행사 직원은 “바나나 보트가 진짜 별로다 그러면 당연히 상품에 넣지 않았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러한 대답은 결국 여행사에서 꼼꼼히 살펴보지도 않은 채 ‘상품’을 만들어 버린 것을 인정한 꼴이 되고 말았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선택한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해버린 것이다. 게다가 우스꽝스러운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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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직원은 “저희가 바나나보트 타는 부분까지 꼼꼼히 살펴볼 수는 없다”며 “저희가 상품을 자세히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숙박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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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해당 여행사가 하는 광고에서는 ‘숙박’이 중심이 아니라 ‘해상스포츠’가 중심이었다. 해당 여행사는 직원의 설명과는 다른 광고를 하면서 소비자를 현혹시켰다는 말 밖에 되지 않는다.  아이러니한 상황에 해당 담당자들은 반박도 하지 못한 채 인터뷰는 끝이 났다.

자식을 위해 떠난 여행에서 아들을 잃었다. 김민호 씨는 아들과 자주 들렀던 순댓국집을 매일 방문하기 시작한다. 순댓국 두 그릇을 시킨 그는 ‘함께’ 순댓국을 먹는다.

아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지 못했던 죄책감을 매일 가진 채.

19살. 아직 꽃도 피지 못한 청년이 죽었다. 그럼에도 책임을 보이지 않는 어른들의 태도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쓸쓸하게 만들었다.

아마도 방송을 본 어른들은 결심했을 것이다. 더는 이 땅에서 지켜주지 못한 아이들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것을.

온라인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