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이 ‘대종상 영화제’를 불참한 이유

2016년 12월 28일
▼사진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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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53회째를 맞았던 대종상 영화제가 작년과 같이 수상자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반쪽짜리 행사로 치러졌다.

올해는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병헌과 이범수 등이 참석해 그나마 체면을 세웠지만,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손예진,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수상자였던 엄태구와 라미란 역시 참석하지 않았다.

이병헌은 수상 소감을 통해서 “상을 받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지금은 무거운 마음이 앞선다”면서 “대종상이 그 동안 말도 많고 문제도 많았고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느낌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53년 동안 명맥을 유지하고 명예로웠던 시상식이 불명예스럽게 없어지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모두가 한마음이 돼 조금씩 노력하는 순간에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하며 무너지는 대종상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렇다면 대종상은 왜 많은 영화 관계자들과 시청자들에게 권위와 신뢰를 잃게 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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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인 원인은 ‘용역철거업체’ 사장 출신인 조근우 집행위원장의 말 때문이었다.

“국민이 함께 하는 영화제이기 때문에 대리수상을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참석이 불가능하면 상을 주지 않을 것이다”

이 말은 배우들의 시상식 참여유도를 넘어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는 배우에게는 상을 주지 않는다는 협박처럼 들렸다. 2011년 대종상은 써니의 심은경이 개인 사정으로 시상식에 불참하자 여우주연상 후보에서 제외한 적도 있었다.

팬들은 ‘대종상 시상식이 출석상, 참가상’이냐며 반발했고, 영화배우들도 반발했다. 대종상 남녀주인여상 후보 전원이 불참을 선언한 것이다.

뒤늦게 대종상 측은 불참한 배우들에게도 상을 주겠다고 번복했으나, 조근우 집행위원장이 또 다시 “오로지 배우들 개인들의 이익 때문”, “우리나라 배우 수준이 후진국 수준이다”, “스타가 되니 행동이 달라진다. 스타답지 못하고 국가적인 손해다”라고 인터뷰를 해 또 다시 논란이 되었다.

 

또한 심사위원 중 한 명인 이춘호 심사시원은 노골적인 친박 정치활동과 업무용 차량의 사적 유용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이며, 송현옥 심사위원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부인, 다른 한 심사위원은 18대 총선 때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던 인물이라고 알려졌다.

이처럼 위상이 추락해 존폐의 위기에 선 대종상 영화제의 개혁과 회복을 위해서는 행사 주최를 영화 원로들이 아닌, 현장 활동 영화인들에게 넘겨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편, 27일에 열린 53회 대종상 영화제에서는 내부자들이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았으며, 남우주연상은 이병헌, 여우주연상은 손예진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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