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수 하려다가 ‘화대’만 뜯긴 30대의 비극적(?)인 결말

2016년 12월 28일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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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수하려다 ‘화대’만 뜯긴 30대, 사기범 쫓다 중상

“감히 내 돈을” 15만원 사기당하자 직접 범인 찾아 나서

차에 매달렸다가 전치 20주…울산남부서, 사기범 대학생 2명 검거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성매매를 하려다 돈만 뜯긴 30대 남성이 돈을 돌려받으려고 사기범들을 직접 만났다가 도리어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사기범들은 5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에 사는 30대 남성 A씨는 이달 11일 새벽 성매매를 목적으로 한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했다. 오피스텔이나 원룸 등 주택가로 숨어든 성매매 광고가 많은 채팅앱이었다.

A씨는 박모(20)씨가 올린 광고를 보고 연락, 오전 2시께 남구의 한 오피스텔 밑에서 박씨와 김모(20)씨를 만났다.

A씨는 성매매 대가로 15만원을 건넸고, 박씨는 “xxxx호로 올라가면 된다”고 정확한 호수를 알려줬다.

그러나 박씨의 말은 거짓말이었다. 박씨와 김씨는 A씨가 건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차를 타고 달아났다.

A씨는 오피스텔로 올라가서야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술도 얼큰하게 취한 A씨는 분을 삭일 수가 없었다. 박씨 등을 직접 찾아 돈을 돌려받고 싶었다.

A씨는 다시 채팅앱에 접속했다. 박씨가 올린 것으로 의심되는 광고에 다른 사람인 척 접근했다.

오전 5시 15분께 남구의 한 아파트 앞에서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

A씨는 승용차를 몰고 나타난 사람이 박씨라는 점을 확인하자마자 차 문으로 팔을 넣어 운전석에 앉아있던 박씨 멱살을 잡았다.

박씨는 A씨를 뿌리치려다 그대로 차를 몰고 달아났다.

A씨는 약 90m를 차에 매달려가다가 결국 나동그라졌다.

이때 충격으로 A씨는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두 차례 머리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쳐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전치 20주 진단을 받았다.

사건을 접수한 울산 남부경찰서는 현장 주변 CCTV를 분석, 박씨가 몰던 승용차가 부산의 렌터카업체 차량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해당 업체를 통해 박씨의 신원을 확인한 경찰은 범행 5일 만인 16일 박씨와 김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특수상해와 사기 등 혐의로 박씨를 구속하고, 공범 김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성매매가 오피스텔 등지로 은밀하게 숨어든 점을 악용한 신종 사기 범죄다”면서 “성매수 남성들이 피해를 봐도 신고를 하지 못한다는 점을 노린 듯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피의자 박씨와 김씨는 대학교 1학년생으로 범행을 위해 부산에서 울산으로 원정을 왔다”면서 “비슷한 수법의 사기 범행이 더 있을 것으로 의심되지만, 피해신고나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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