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면회 위해 이틀 내내 걸어온 장애인 엄마가 건넨 ‘상한’ 김밥

2017년 11월 3일

아들 면회 위해 이틀 내내 걸어온 장애인 엄마가 건넨'상한' 김밥

“면회시간이 한참 지나도록 보이지 않던 엄마는 다음날 아침 ‘상한’ 김밥과 함께 아들을 찾아왔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남성의 군복무 시절 일화가 올라와 화제다. 이는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인 2006년 월간 ‘좋은생각’ 11월호 실제로 실린 사연으로 알려졌다.

사연을 작성한 A씨는 아직도 그 날만 생각하면 마음이 찡하다.

아들 면회 위해 이틀 내내 걸어온 장애인 엄마가 건넨'상한' 김밥

그는 “8년 전 장애가 있으신 부모님을 뒤록 하고 의무경찰로 입대했다”라고 말문을 뗐다.

훈련소에 입소해 한달이 지나고 경찰에서 훈련받던 A씨는 부모님의 면회소식을 듣게 되면서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그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런데 면회 당일, 아무리 기다리고 기다려도 어머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끝내 어머니는 오시지 않았고 영문도 모른 채 홀로 면회실을 나서야 했다. 그날 밤 A씨는 서러운 마음에 눈물만 자꾸 흘렀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갑자기 교관님은 A씨를 찾았고 “어머니가 새벽부터 오셔서 기다리고 계신다”라는 소식을 전했다.

이게 무슨 일일까. 면회실에는 활짝 웃는 얼굴로 A씨를 반기는 어머니가 계셨다.

또한 어머니는 A씨를 보자마자 집에서 손수 준비한 김밥과 치킨을 꺼냈는데 맛이 조금 이상했다.

아들 면회 위해 이틀 내내 걸어온 장애인 엄마가 건넨'상한' 김밥

특히 김밥은 상한 듯 ‘쉰내’가 가득했다. 하지만 A씨는 어머니의 정성을 생각하며 아무 말 없이 김밥을 먹었다.

그런데 갑자기 어머니는 A씨를 만나러 오면서 생긴 일을 하나 둘씩 꺼내놓으셨다.

알고 보니 어머니는 A씨 면회를 오던 중 역에서 지갑 소매치기를 당하면서 가지고 있던 돈을 통째로 잃어버리신 것.

그 과정에서 경찰학교를 찾아가고 싶었지만 지나가는 시민들과 의사소통이 어려웠다.

결국 어머니는 그날 내내 걸어서 다음날에서야 도착하게 된 사연을 A씨에게 전했다.

A씨는 자꾸만 눈물이 흘렀다. 또한 그제서야 김밥이 상한 이유도 알 것 같았다.

A씨는 어머니에게 “어머니가 만든 음식이 최고에요. 정말 맛있어요”라고 말했다.

또한 모든 사연을 알게 된 교관은 이날 A씨의 경찰학교에서 하룻밤 지내실 수 있게 준비해줬고 그렇게 A씨는 경찰학교가 생긴 이래 부모님과 같이 잔 최초의 의경이 됐다.

그리고 다음날 기적이 벌어졌다.

A씨의 사연을 알게 된 동기들과 조교, 교관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A씨 어머니의 차비를 마련한 것. 자그마치 300만원이 넘는 돈이었다.

아들 면회 위해 이틀 내내 걸어온 장애인 엄마가 건넨'상한' 김밥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케 하는 장애인 어머니의 ‘상한’ 김밥 사연.

A씨가 이날 먹은 김밥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김밥이 아닐지.

온라인 이슈팀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사진 = GettyImagesBank 및 연합뉴스(모든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