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만 기도하고 있다” K-9 자주포 폭발 사고 당한 이찬호 병장이 올린 글

2018년 5월 25일

지난해 8월 발생했던 K-9 자주포 폭발 사고로 큰 부상을 입었던 이찬호 병장이 호소문을 올렸다.

지난 22일 이찬호 병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몸 상태와 심경을 담은 글을 게재했다. 그는 사고 전 건강했던 모습의 사진과 현재 전신에 화상을 입고 치료 중인 사진을 함께 올렸다.

이찬호 병장은 “사고가 난 지 어느덧 9개월이 지났지만 아무런 보상과 사고에 대한 진상규명이 없다”며 글을 올리게 된 이유를 밝혔다.

죽기만 기도하고 있다 K-9 자주포 폭발 사고 당한 이찬호 병장이 올린 글

그는 “현재 군은 K-9 자주포 기계 결함으로 잠정적 수사 발표를 한 상태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직 실제 사격을 하고 있으며 훈련을 지속해서 강요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찬호 병장은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1평도 안 되는 그 밀폐된 차가운 철갑 안에서 장약 5호 3개가 터졌다”며 “어떠한 고통도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죽기만 기도하고 있다 K-9 자주포 폭발 사고 당한 이찬호 병장이 올린 글

그는 생사를 오가는 치료 과정을 거쳤고, 의학적으로 신체를 복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이찬호 병장은 “보호자의 병간호 없이는 씻고 먹고 자는 것조차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라며 “막상 전역을 하게 되면 병원비 또한 한 달에 500~700만 원이 드는 비용을 걱정해야 한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죽기만 기도하고 있다 K-9 자주포 폭발 사고 당한 이찬호 병장이 올린 글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품은 연기자의 꿈이 현실화되어 가고 있는 찰나 돌연 꿈이 사망했다”며 “창문을 멍하니 보면서 죽기만을 기도하고 있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그는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다. 보통도 힘든 삶, 최소한의 살아갈 이유라도 얻고자 한다”며 청와대 청원 링크를 함께 올렸다.

죽기만 기도하고 있다 K-9 자주포 폭발 사고 당한 이찬호 병장이 올린 글

지난 18일 올라온 청와대 청원에는 “자주포 폭발사고로 전신화상을 입은 장병을 치료해주고, 국가 유공자로 지정해달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한편, 이찬호 병장은 지난해 8월 강원도 철원에서 사격 훈련 중 폭발 사고를 당했는데, 당시 K-9 자주포 안에 타고 있던 장병 중 3명이 숨지고, 이찬호 병장(당시 상병) 등 4명이 부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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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찬호 병장은 복무 기간을 다 채웠지만 치료비 관련 문제로 전역을 6개월 미룬 상태라고. 군 전역 이후 일반 병원에서 무료 진료는 가능하지만, 화상 전문병원 치료비 지원은 불투명하다고 한다.

온라인 이슈팀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editor@postshare.co.kr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 이찬호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