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외신 “이란 선수들 월드컵 이후 사형 당할듯”

2022년 11월 28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웨일스전 2-0 승리 거둔 이란 대표팀, 귀국 후 사형 가능성 제기

카타르 월드컵 이란 선수들 반정부 시위 지지 귀국 후 사형 가능성
월드컵 이란 여성 인권 지지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하고 있는 이란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고국으로 돌아간 뒤 사형에 처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이란 선수들이 현재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이란 축구 대표팀은 잉글랜드, 미국, 웨일스와 함께 B조에 편성돼있다. 잉글랜드와의 1차전은 6-2로 대패했지만, 이어진 웨일스전에서 2-0 완승을 거두며 16강 청신호를 켰다.

이란 대표팀 선수들은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부터 정치적인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최근 이란에서 ‘마흐사 아미니 사건’이 발생했고, 이란 선수들이 이 사건에 대해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마흐사 아미니 사건은 22살 이란 여성이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숨진 사건이다. 이로 인해 무너질대로 무너진 이란 여성 인권 향상을 위해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

이란 반정부 시위 상황
이란 반정부 시위

이란은 여성들에 대해 공공장소에서의 히잡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후 아미니가 단속반 직원들에게 심한 구타를 당했다는 증언도 나왔지만 이란 당국은 이 같은 주장을 부인했다.

2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위 과정에서 현재까지 460명 넘게 숨졌고 1160여 명이 다쳤다.

이란 선수들은 경기에 앞서 자국 국가를 제창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위에 동참했다. 이런 풍경은 이날 웨일스전에서도 벌어졌는데, 관중들은 이란 국가가 묻히도록 소리를 질러주는가 하면 곳곳에서 눈물을 흘리는 이란 팬들도 포착됐다.

이란의 핵심 선수인 아즈문은 직접 이란 여성 인권을 지지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지난 9월 인스타그램에 “대표팀 규칙 때문에 캠프가 끝날 때까지 아무 말도 할 수 없지만 더 이상 조용히 있을 수가 없다”라며 이란의 한 국민으로서 더 이상 침묵을 지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나를 대표팀에서 쫓아내려면 그렇게 해라. 그것이 이란 여성의 머리카락을 구할 수 있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라며 “그런 사람들을 쉽게 죽이는 당신들은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이란 여성 만세”라며 주장했다.

이란 마흐사 아미니 히잡 여성 탄압 사건 아즈문 반정부 시위 지지
이란 반정부 시위 지지한 아즈문

이란 여성 탄압 반정부 시위 지지한 월드컵 참가 선수들 상황

이렇듯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 중인 이란 대표팀 선수들의 용기에 전세계 팬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이란에 돌아간다면 실제 처형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매체 더 선 등은 이들이 고국에 돌아가면 반정부 행위자로 분류돼 징역 등 각종 처벌을 받을 가능성에 이어 심각하게는 처형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란에선 최근 반정부 시위 참가자들이 무더기로 사형 판결을 받기도 했다. 국제사회에선 이란이 사형 제도를 시위대를 억압하는 용도로 쓰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다.

이란은 인구 대부분이 무슬림인 국가다. 이슬람교가 국교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1970년대 팔라비 왕조를 축출하고 권력을 잡은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는 강력한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를 제창했다.

이후 이란의 사회·문화적 분위기는 빠르게 변모했다.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법이 국가 운영의 근간이 됐고, 여성과 성 소수자 등을 차별하고 억압하는 세태가 고착화됐다.

김주영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help@goodmakers.net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