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춥다던 70대 할머니 내쫓은 경찰, 이번엔 근태로 사람이 죽었습니다

2023년 2월 1일

동대문경찰서 영화 날씨 만취한 시민 방치 결국 사고로 사망

부산경찰 경찰 경찰사고
주취자를 방치하는 경찰

최근 한파를 피한 70대 할머니를 내쫓아 질타를 받던 경찰 측에 또 한번 논란이 일어났다. 주취자가 도로에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았지만 이를 방치하다가 사망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지난 31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이달 19일 오후 8시45분께 동대문구 휘경동 한 골목에서 50대 남성이 지나가던 승합차에 치여 숨졌다.

경찰 경찰근무태만 부산경찰
교통사고 119 구급차

경찰 2명은 해당 남성의 사망 사고가 일어나기 45분 전 행인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남성은 만취한 상태로 경찰과 의사소통이 불가했다. 이 때문 경찰관들은 남성을 도로에 방치한 채 복귀했다. 이날 동대문구에는 영하의 날씨에 눈까지 내렸다.

동대문경찰서 관계자는 “남성이 도움을 거부하는 언행을 해서 순찰차를 타고 건너편에서 관찰했다”라며 “미흡한 점이 있어 감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 상황을 전했다. 현장 출동 경찰관들은 감찰 조사 후 입건 여부가 고려될 것이다.

부산지구대, 한파 피해 찾아온 할머니 쫒아내..시민 역대급 분노

경찰 경찰근무태만 부산경찰서
할머니를 내쫓는 부산경찰서

경찰은 이 뿐만 아니라 최근 한겨울밤 추위를 피하려 지구대에 찾아온 70대 노인을 쫓아내 공분을 샀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지난 14일 부산역에서 타지역으로 가는 마지막 기차를 놓친 70대 할머니가 지구대에 몸을 녹이러 들어오자 이를 저지한 것이다.

당시 경찰들은 할머니의 팔을 잡고 강제로 일으켜 세워 밖으로 끌어냈고, 다시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걸어 잠그기까지 했다. 결국 할머니는 지나가던 차를 얻어 타고 3㎞ 정도 떨어진 서부경찰서 민원실로 찾아가 몸을 녹이다가 첫차를 타고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지구대 직원들을 상대로 고소장을 냈고, 부산경찰청은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사건이 언론에 보도됐고, 당시 지구대 내부 CCTV 영상까지 공개되면서 비판 여론은 일파만파 커졌다.

더욱이 해당 경찰서의 경찰들은 ‘뉴스 보고 너무 화가 나서 전화했다’는 시민의 전화에 “아! 그럼 계속 화내세요”라고 답한 뒤 끊어버렸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지구대 측은 “항의전화가 쏟아져 일부 직원의 대처가 부적절했다”고 매체에 해명했다.

보여주기식 미담 사진 급하게 게시, 누리꾼 반응 싸늘

부산경찰서 경찰근무태만
부산경찰서 페이스북 사진

사건의 논란이 가중되자 부산경찰은 길 잃은 치매 노인을 보호자에게 안전히 인계했다며 페이스북에 다소 작위적인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지난 26일 부산경찰 페이스북에는 “지난 일요일 설날 당일, 아흔이 다 된 연세의 할머니가 두꺼운 외투도 걸치지 않은 채 나오셨다가 길을 잃었다”며 한 경찰관이 할머니를 업고 있는 사진을 공개한 것이다.

이어 “출동 경찰관은 119구급대원에 요청해 응급조치를 한 후 이전 신고내역으로 거주지를 확인해 보호자에게 안전히 인계했다”라며 “추운 날씨에 피를 흘리고 계셔서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지만, 단순 타박상으로 응급조치한 후 따듯한 집으로 신속히 모셔 건강 상태에 큰 이상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미담에도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해당 게시물에 네티즌들은 “며칠 전에는 추운 날 몸 좀 녹이겠다고 찾아온 할머니를 내쫓고, 이제는 보여주기식 사진에 어이가 없다” “속 보이는 설정 사진 같다”라며 비판했다.

너무 춥다던 70대 할머니 내쫓은 경찰, 이번엔 근태로 사람이 죽었습니다
경찰 연합뉴스

박지석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help@goodmakers.net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 연합뉴스, MBC, 온라인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