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25만 골프 유튜버, 마약 먹인 혐의로 1심 집유에도 영상 업로드

술자리에서 동료 여성 프로골퍼에게 마약을 숙취해소약이라고 속이고 먹인 프로골퍼 유튜버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도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자숙해도 모자를 시기에 유튜브 활동을 재개한 것을 두고 인터넷상에서 공분이 일고 있지만 규정상 범죄자의 유튜브 활동을 막을 방법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는 프로 골프선수이자 인기 골프 유튜버인 조모씨(30)에게 지난달 15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조씨는 지난해 7월 자신의 수강생으로부터 엑스터시 3정을 건네받고, 이날 저녁 유흥주점에서 자리를 함께한 동료 여성 프로골퍼 A씨에게 엑스터시를 ‘숙취해소제’라고 속여 삼키게 한 혐의를 받는다.

동료 여성에게 마약 ‘숙취해소제’라며 먹게 만들어

조씨는 지난 6월에도 다른 수강생으로부터 공짜로 엑스터시 3정을 제공받고 자신의 외제차 및 클럽에서 복용한 혐의도 있다.

이처럼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형을 선고받고 나서도 조씨 측은 지난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새로운 영상을 업로드했다.

조씨는 프로 선수로서는 별다른 커리어를 남기지 못했지만 한 국내 대기업 부회장의 골프 레슨까지 맡는 등 레슨 프로로서 큰 인기를 끈 골프 유튜버다. 현재까지도 조씨의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25만여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영상의 조회수도 수백만뷰에 달한다.

프로골퍼, 댓글창 닫고 뻔뻔하게 영상 게시

징역형을 선고받은 조씨 본인이 직접 영상을 올린 것은 아니지만, 자신을 조씨의 제자라고 밝힌 한 프로선수가 ‘사정상 부재중인 프로님을 대신해 레슨을 공유하고자 한다’며 레슨 영상을 게시했다.

이에 댓글창에는 ‘마약 범죄를 저지르고도 복귀를 시도하냐’는 등 비난 댓글이 달렸으나 조씨 측은 댓글 창을 닫아둔 채 여전히 채널을 운영 중이다.

조씨 측이 유튜브 채널 영상 공개를 강행한 이유는 소위 ‘유튜브 6개월의 법칙’이라고 불리는 유튜브 수익 창출 정책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유튜브 수익 창출 정책 때문에 영상 업로드 강행

유튜브는 약관을 통해 ‘채널이 6개월 이상 비활성 상태이거나 커뮤니티 게시물이 업로드 또는 게시되지 않은 경우 재량에 따라 채널의 수익 창출 자격을 박탈할 권리를 보유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거나 지탄을 받은 유튜버 대부분은 ‘자숙하겠다’며 채널을 닫고도 수익창출이 끊기는 시점인 6개월을 넘기기 전에 복귀하는 경우가 많다.

조씨 역시 경찰에 체포되고 본격적으로 수사를 받던 시기인 지난 9월말 마지막 영상을 올린 이후. 약 6개월이 되기 17일 전인 지난 10일 영상을 올려 수익 창출 박탈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

범죄자 유튜브 막을 방법 없어… 규정 존재하지 않아

또 1심 재판부에 따르면 조씨는 마약을 먹인 상대방에게 민사소송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받은 금액을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하고 합의했다. 합의 등이 유리한 요소로 작용해 실형을 피할 수 있었지만, 금전적인 곤란에 처했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조씨가 비판받는 상황과는 별개로 조씨의 유튜브 활동 자체를 막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범죄행위로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의 출연정지 가이드라인 등을 두는 방송 채널과 달리 유튜브에는 이같은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규정 역시 마찬가지다. 유튜브에도 적용되는 방송심의규정 제7조3항은 ‘범죄, 범죄인 또는 범죄단체 등을 미화해 범죄를 정당하다고 보이게 할 우려가 있는 정보를 유통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활동 자체를 막는 조항은 없다.

변호사 “범죄를 저질렀다고 유튜브 활동 규제 못해”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방송의 출연정지 가이드라인 역시 방송법과 방송심의규정에서 강제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며 “유튜브 역시 마찬가지기 때문에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서 이들의 유튜브 방송 활동을 법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조씨에게 1심에서 징역 5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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