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시절 ‘담임 선생님’ 장례식에 다녀왔다는 글에 커뮤니티 반응 폭발했다 (+내용)

2023년 3월 14일

왕따 시절 ‘담임 선생님’ 장례식에 다녀왔다는 한 누리꾼의 사연 공개돼 화제

왕따 시절'담임 선생님' 장례식에 다녀왔다는 한 누리꾼의 사연 공개
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한 누리꾼이 왕따 시절 ‘담임 선생님’ 장례식에 다녀왔다는 사연이 공개돼 뜨거운 반응을 모으고 있다.

학교폭력 피해자의 복수를 담은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2부가 1부에 이어 폭발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14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왕따 시절 담임 선생님 장례식에 간 사람’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게재됐다.

글쓴이 A씨는 현재 대학생 신분이라고 자신을 밝히며 학창시절 자신이 왕따를 당했다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다른 학생들로부터 참지 못할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으며, 이 사실을 부모님께 알렸고 학교에는 알리지 말고 조용히 전학을 보내달라며 눈물을 흘렸다.

A씨의 따돌림은 이후에도 계속 됐고, 참다 못한 아버지가 담임 선생님께 전화를 했는지 쉬는 시간에 교무실로 자신을 불렀다고 했다. 담임선생님은 정년을 앞둔 할아버지 뻘의 수학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은 A씨의 손을 꼭 잡고 “내가 나이가 많다는 핑계로 너희를 너무 방치한 거 같아 미안하다”며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느냐”고 물으셨다. 이에 A씨는 “이 학교를 떠나고 싶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이후 담임 선생님은 정말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단지 지옥 같던 쉬는 시간에 A씨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선생님은 A씨에게 교무실 청소를 시키고, 화분에 물주기, 수학 주관식 문제를 풀게 하는 등 매일같이 자신의 곁에 두게 했다.

뒤에서 묵묵히 지켜주시던 담임 선생님

왕따 시절 담임 선생님 장례식 다녀온 누리꾼
온라인 커뮤니티

어느 날은 A씨가 등교 후 자리에 우유가 터져있거나, 걸레가 올라가 있는 경우가 다반사였기 때문에 아침 일찍 와서 치우곤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깨끗했다고 전했다. 친구들의 장난이 끝난 줄로만 알았는데 평소보다 10분 정도 일찍 등교를 한 날 교실 창문으로 확인해보니 선생님이 책상 낙서를 지우고 있었다. 그 모습에 A씨는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 펑펑 울었다고 말했다.

이후로 A씨는 전학을 포기하고 학교에 남았고 졸업까지 했다. 그는 “선생님 사진 한 장 없는 것이 후회가 된다”라며 “친구에게 졸업앨범 속 선생님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고령이었던 담임 선생님은 A씨가 대학생이던 해에 돌아가셨다. 그는 “장례식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쉴새 없이 눈물을 흘렸다”라며 “선생님께서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님을 너무 잘 안다.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어 “선생님의 방식이, 대놓고 나를 위해 왕따 주동자들과 싸워주지 않은 것이 나 아닌 모든 사람들의 기준에도 옳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아직도 눈만 감으면 물티슈를 쥐고 있는 그 주름진 손등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지곤 한다”라고 말했다.

사연 접한 누리꾼들 “마음이 너무 아프다”

왕따 시절'담임 선생님' 장례식에 다녀왔다는 한 누리꾼 반응 댓글
온라인 커뮤니티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을 뜨거웠다.

누리꾼들은 “너무 슬프다”, “나중에 내 자식 주변에도 저런 좋은 어른이 많았으면 좋겠다”, “학창시절에 저런 참된 스승님 만난 사람들은 참 부럽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나도 할말은 없지만 말이지”, “보면서 나도 눈물 펑펑 쏟았다, 사람 만들어 주신 전XX 선생님 감사합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편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현실과 가장 흡사한 점을 꼽으라면 단연코 어른들의 방관이라고 할 수 있다. 극 중에서는 정년 퇴임이 얼마 남지 않았던 초등학교 6학년 담임선생님은 가해 학생이 피해자 학생의 뺨을 때리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고도 별달리 신경 쓰지 않았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 어른들 방관자 선생님
넷플릭스 ‘더 글로리’

피해 경험을 들은 체만 하던 엄마는 “네가 그러니까 따돌림이나 당하지”라며 조롱했다. 시립 청소년상담소의 상담소장은 한 달에 걸쳐 심리 상담을 진행하다 “너 자살 안 할 것 같아. 공부는 잘하니?”라며 자신의 자식 성적을 자랑했다. 피해자가 기댈 수 있는 곳은 없었다.

또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발표한 ‘2022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린 3건 중 1건은 해결되지 않았으며, 피해자 10명 중 1명은 더 괴롭힘을 당하거나(14%)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17.3%) 주위에 알리지 않고 혼자 속앓이만 했다.

박대성 에디터 <제보 보도자료 help@goodmakers.net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넷플릭스 ‘더 글로리’